저시력자가 사용하는 VR

오큘러스 퀘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VR 기기는, 보통 정상시력 사용자에게 맞추어 제작됩니다.
근시나 원시가 약하게 있는 사람이라면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시력이 많이 나쁘면 안경 없이는 실사용이 힘듭니다.

시중의 렌즈 가이드

그래서 시중에는 렌즈가이드라는 것이 팔리고 있습니다.
VR 기기에 덧씌워서 사용하는 방식이며, 기기마다 렌즈 형상이 다르기에, 가이드는 VR 기기마다 따로따로입니다.
렌즈가이드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일 뿐이지만, 수요가 크지 않고, 사출방식으로 양산하기에는 금형값이 너무 비쌉니다.
그리고 완벽한 피팅이 되지 않으면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되기에, 금형을 만들고 사출하는 데에 높은 정밀함이 요구됩니다.
이런 이유로 시중의 렌즈가이드는 규모의 경제에 의하여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렌즈가이드를 3D프린터로 만들게 된다면, 생산 속도는 느리지만, 여러번 수정을 거듭하여 완벽하게 피팅되는 렌즈가이드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렌즈가이드가 제일 저렴합니다.

사진 속의 렌즈가이드는 제가 실제로 구입한 것입니다. 그런데 FDM 프린터로 인쇄되어 필라멘트의 결이 심하게 드러나며, 겉보기에 마감 상태가 별로인 단점이 있습니다.

모델 제작

그래서 DLP 프린터로 인쇄하기 위해, Fusion 360으로 직접 모델링을 해봤습니다.
여러번의 출력과 수정을 거듭하여 피팅하였습니다.

이 가이드의 특징은, 세 포인트에 네오디뮴 자석을 배치하여, 쉽게 탈착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하단부는 VR 기기에 항시 장착되어있고, 그 위에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렌즈가이드가 있는 이중구조입니다.

출력

사진상으로 보면 아주 완벽하고 실제로 이 두개는 서로 잘 붙고 떨어지며, 원하던대로 잘 되었습니다.
출력물의 상태도 우수하여, 3D 프린터의 세팅만 잘 잡고, 마감처리만 조금 해주면 완벽할듯 싶었습니다.

실패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도, 실제로 장착하여 보니 자석이 위치하는 부분이 너무 두꺼워, 렌즈간격(IPD) 조절 가능 범위가 크게 줄어들어버렸습니다.
판매까지 생각하였으나, 자석 기능을 넣지 못하면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이미 수요가 많이 떨어진 제품이기에 수익성이 적다고 판단하여, 여기서 그만두기 하였습니다.

후기

그래도 덕분에 배워볼 생각도 없었던 Fusion 360 스킬이 많이 늘었으며, 설계에 들어가기 전에 더 철저하게 계획 검토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